보도자료

미술품 공동구매, “환금성 높은 작품 원한다면 시장 특수성부터 이해해야”

관리자 2020-05-28

미술품 공동구매, “환금성 높은 작품 원한다면 시장 특수성부터 이해해야”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 
평균 200초 안에 완판, 수익률 21%, 매입작품 34점…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성공적으로 재매각 
“작품은 무조건 시장에서 사고팔아”… 기존 시장과의 우호적 상생 관계 형성이 비결
지난 몇 년 사이 이른바 아트테크, 즉 미술품을 활용한 재테크 상품이 성행하기 시작하며 그중에서도 공동구매, 공동소유 등의 키워드를 달고 온라인 기반으로 해 소비자 접근성이 용이한 비즈니스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들은 대개 일반은 구입하고 싶어도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국내 대가의 작품이나 해외 스타작가의 작품을 들고나와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초반의 그것과 달리 지속적인 퍼포먼스나 결실을 내보이며 롱런하는 업체는 드문 실정이다.  
100만원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열매컴퍼니의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도 비슷한 시기 등장했다. 첫 공동구매 작품은 김환기의 1963년작 <산월>이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8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아트앤가이드는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이중섭, 도상봉, 유영국과 같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들을 비롯해 살바도르 달리, 장 미쉘 바스키아,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카우스, 요시토모 나라와 같은 글로벌 스타작가들의 작품을 공동구매해왔다. 매입한 작품 34점 중 현재까지 김환기 <산월>, 이중섭 <무제>, 천경자 <금붕어>, 이우환 <조응> 등 11점을 매각해 평균수익률 21%(연환산 98%)를 기록하며 목표수익률 15~20%를 상회하는 높은 수치를 달성, 각 작품의 공동소유권자들에게 재판매대금 배분을 완료했다. 지금까지 공동구매금액은 23억원, 공구 참여자 수는 1000여 명에 이른다.   
빠르면 1분, 늦어도 7분 안에 완판되는 등 공구 평균 마감 시간은 3분20초다. 200초 남짓 되는 시간 안에 구매를 완료해야 할 만큼 공구에 대한 수요가 치열하다. “이렇게까지 몰리는 이유가 미술애호가들이라서? 아닙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구 참여회원들 대부분 미술에 문외한이라는 것이죠.” 아직까지 작품을 구매해본 적은 없어도 투자상품으로서의 미술품에는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유입된다는 뜻이다. 한 조각(구매 단위)일지라도 공구를 통해 작품의 투자가치를 경험한 이들이 미래의 컬렉터가 될 여지가 높을 것이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미술시장 확대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트앤가이드가 타 서비스와 달리 국내 미술시장에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었던 차별성은 무엇이었을까. 오늘날 업계를 리드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를 김 대표로부터 들어봤다.

현재 아트앤가이드에서 공동구매가 진행 중인 이우환作<동풍 S.8508B>(1985) 앞에 선 김재욱 대표. /열매컴퍼니

─회원으로부터 미술품 구매나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것도 아니던데 수익은 어디서 내는지. 
“단순하다. 회원들과 동일하게 우리도 작품 판매에 따른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낸다. 작품을 미리 사놓고 적정시기에 작품을 팔아 그 시세차익을 보는 것이다. 애초에 작품가를 경쟁력 있게 가져오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또한 매 공구에 우리도 참여해 구매하기 때문에 공구 작품이 최대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회원들과 한마음 한뜻인 셈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작품을 수급해올 수 있는 배경은.  
“공구 작품은 갤러리, 옥션 프라이빗 세일 등 기존 시장에서 수급해온다. 경쟁력 있는 가격이란 뜻은 갤러리와 옥션으로부터 소위 말하는 ‘딜러프라이스’로 받아온다는 것인데, 이는 다시 말해 ‘너를 동료로 인정한다’라는 그들의 무언의 제스쳐와 같다. 2018년 서비스 론칭 후, 실질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며 지금껏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갤러리나 옥션을 배척하지 않고 기존 시장과의 상생을 추구했기 때문에 국내 미술계의 이너서클 안에 편입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딜러프라이스급으로 작품을 수급받아오기 때문에 우리나 공구 회원들이나 어떻게든 이익을 남기는 게 가능한 것이다. 
특정 갤러리나 옥션에서 집중적으로 작품을 받아오는 게 아니라 국내 미술시장 전반에 걸쳐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시장 안에서만 작품을 구입해온다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서 시장과의 상생 관계가 이뤄질 수 있었던 거다. 경기가 어려우니 갤러리와 옥션도 우리와 협업할 니즈가 있었을 테고 서로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어 상생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고 본다.”  
─우후죽순 난무하던 유사 서비스들이 화려한 등장에 비해 현재는 맥을 못 쓰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아트앤가이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수익성과 환금성이 높은 작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나 타사들은 국내 미술시장의 특수성을 간과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그런 작품을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술시장이 폐쇄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인맥과 관계가 먼저 뒷받침돼야 좋은 작품을 좋은 가격에 구해올 수 있다. 좋은 작품을 구한다고 쳐도 이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가져와야 살아남을 수 있을 건데, 그들은 애초에 작품을 비싸게 가져오면서 수익성과 환금성이 떨어졌을 테고, 결국 지속적인 서비스 운영이 어려웠을 거라 짐작한다. 나도 회계사 출신이지만 미술에 뜻을 두고 간송미술관에서 근무하면서 미술계 인맥을 차근차근 형성해왔다. 만약 금융권에서 미술시장으로 바로 넘어왔다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다 그들과 같이 됐을 것이다.” 
─어떤 작품을 매입해오고 있나.  
“이 서비스는 그림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재테크 목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핵심은 남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매입해야 한다는 것.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미술계에 발 들이기 전에 나도 작품 많이 사봤지만 그때는 단순히 내 눈에 좋고 예쁜 그림 사는 데 급급해서 결국 사놓고 팔지 못한 그림이 한두 점이 아니다. 그래서 무조건 유명 대가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신진작가나 중견작가에도 접근하지 않는다. 최고 작가의 최고 이미지를 가져오는 데 집중하며, 그러한 작품이 일단 시장가보다 낮다고 판단이 들면 확보하려고 한다.” 
─현재 이우환 <동풍>(1985)의 공구가 진행 중이다. 총 3차로 나눠 3월에 이어 4월, 5월까지 열린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동풍’으로 150호(227.3x181.8cm) 크기의 대작이다. 공동구매 총금액은 15억9500만원으로, 3·4·5·월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3월 25일 공구가 시작된 공구에서는 공동소유권(100만원)을 5% 할인된 금액에 구매 가능했다. 아울러 이번 작품은 자본력이 뛰어난 국내 유명 갤러리와 재구매 약정을 체결해 만에 하나 2년 내 매각하지 못하더라도 회원에게 공동소유권 1개당 100만원을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원금은 보장될뿐더러 할인된 만큼 더 돌려받는 것이기에 회원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자신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트앤가이드 사이트 내 입점형 모델을 운영하려고 한다. 갤러리들도 공구에 대한 니즈가 있더라. 우리 사이트가 활성 사용자가 많은 편인데, 중간중간 자금회전을 하고자 하는 갤러리들을 유치해서 그들에게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우리는 입점료와 판매수수료를 받는 모델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윤다함 기자 daham@chosun.com,